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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이민진 작가의 피친코 책에 대한 인터뷰부터 보게 되었다. 이름이 작가 한국인의 이름 한국인인데 유창한 영어를 구사하며 인터뷰에 당당하고 자신 있게 응하는 그녀의 모습은 상당히 인상적이고 멋있기까지 했다. 그렇다 사실 난 파칭코 책보다는 작가에게 관심이 생겨 이 책을 읽게 되었다. 그러면 이 책의 작가정보, 줄거리, 느낀 점을 살펴보도록 하자.

 

작가정보

 한국계 이민자 1.5세대로 넉넉하지 않은 가정에서 자랐지만 부모님의 헌신적인 뒷받침으로 변호사로 성공한다. 그러나 건강이 나빠지면서 작가로 전향하게 된다. 여러 시행착오 끝에 2018년 파친코라는 책이 출간된다. 파친코는 일제강점기를 배경에서 양진과 선자 두 모녀가 치열하고 성실하게 살아가는 이야기이다. 미국계 미국인인 남편이 금융계 회사 일로 일본에서 일을 해야 했고 그녀 또한 4년 동안 일본생활을 하며 재일교포들을 대상으로 수많은 인터뷰를 할 수 있었다. 한국인조차 근현대사를 관심 밖으로 두고 있었지만 이민진 작가는 세계가 한국의 역사에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굉장한 필력으로 일본 내 조선인 삶과 애환을 책에 담았다. 처음에는 솔로몬의 시점에서 글을 써 내려갔지만 현지에서 많은 취재 끝에 초안을 버리고 선자의 시점으로 다시 집필한 소설이 파친코이다. 전 미국 대통령 오바마도 극찬한 책으로 미국에서 베스트셀러가 되었고 BBC, 뉴욕타임스에서도 올해의 책으로 선정되었다. 어떻게 한국계 미국인이 근현대사를 이렇게 생상하게 담을 수 있다는 말인가? 한국 콘텐츠에 관심이 커진 세계 여러 나라들에게도 소구 될 수 있는 작품으로 한국의 역사를 글로벌 시선이 더해져서 더욱 빛을 발하게 한다. 책이 히트를 치자 애플티브이에서 1000억 원의 제작비를 투입하여 완성도 높은 드라마까지 만들지면서 더욱 화제가 되었다.

 

줄거리

1910년 부산 영도, 언챙이 절름발이 훈이에게 양진이 시집을 가며 이야기는 시작된다. 그들은 선자를 낳게 되고 훈이는 선자에게 누구보다 많은 사랑을 주었지만 결핵으로 선자가 13살이 되던 해에 세상을 떠나고 만다. 그렇게 남겨진 두 모녀는 하숙집을 운영하며 힘겹게 살아간다. 그러다 일본과 한국을 오가며 사업을 하던 고한수를 만나 선자는 그의 아이를 임신하게 되고 고한수는 일본에 아이 셋과 처를 둔 유부남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고 이별을 하게 된다. 선자의 하숙집에 머물고 있던 이삭이 선자를 가엽게 여기어 그녀와 결혼 후 형 요셉이 있는 오사카로 이주하게 된다. 이삭의 형과 형수인 경희와 함께 살림을 꾸려나가며 이삭의 아들 모자수까지 낳고 살게 되지만 이삭은 신사 참배 사건으로 감옥에 들어가 죽음 직전까지 가게 되고 점점 살기가 어려워진다. 그러던 중 한수는 선자의 행방을 찾아 선자와 경희를 자신이 운영하는 식당에서 반찬을 팔 수 있도록 도와주고 오사카가 폭격당하기 직전에도 그들이 안전할 수 있도록 은신처를 마련해 준다. 선자는 열심히 일했고 그녀의 두 아들은 서로 다르게 성장한다. 노아는 명석한 두뇌로 학문에 관심이 많아 와세다 대학에 진학하고 한수는 뒤에서 교육비를 지원하지만 결국 노아가 한수의 아들인 사실을 알게 되면서 잠적해 버린다. 공부에 관심 없던 둘째 아들 모자수는 파친코를 맡아 운영하면서 유미와 결혼해 솔로몬을 낳지만 미국 이민을 꿈꾸던 유미는 교통사고를 당하여 모자수는 홀로 남게 된다. 모자수는 솔로몬을 성공시키기 위해 미국계 은행원으로 성공한 엘리트가 되길 바라며 아낌없이 투자한다.  솔로몬은 미국에서 한국어를 잘 모르는 한국 국적을 가지고 있었지만 미국인이나 일본인인 듯 살아야 했고 결국 일본인 상사에게 부당해고를 다하며 솔로몬도 파친코로 돌아오며 파친코를 물려받고 선자는 이삭의 묘지를 찾아가며 막이 내린다.

 

 

 

 

느낀 점

일제강점기를 넘어 재일 교포들이 어떻게 지내왔을지 새롭게 알게 되었다. 우리 선조들이 그 당시 이유없이 얼마나 억울하고 억압받으며 살았을까? 일제강점기의 디테일한 상황을 몰입감 있게 묘사하여 책의 후반부에 갔을 때는 남은 페이지 얼마 안 남았구나 하는 생각에 아쉬운 마음가지 들었던 소설책이다. 또한 아메리칸드림을 꿈꾸며 미국에서의 성공을 꿈꿨던 그들의 여러 좌절들을 보며 어떻게든 하루하루를 버틴다는 생각으로 삶을 포기하지 않고 살아갔던 그들, 일제강점기 시대부터 지금의 재일교포의 인생을 간접경험하니 후대로 갈수록 그들의 자손들은 일본인과 조선인 사이에서 정체성의 혼란을 겪는 부분들이 인상적이었다. 그 어디에도 제대로 소속되지 않은 채 차별을 당해야 했던 것이다. 그저 먹고살기 위해 버티고 살았을 것이다. 그리고 한반도에서 일본이 패망하고 한국땅에서는 모두가 기뻐했지만 일본에 살던 한국인들은 일본인들과 마찬가지로 폭격당하고 고통받아야만 했고 또다시 일어서기 위해 힘든 여정을 감수했을 것을 생각하니 마음이 아파왔다. 하지만 지금의 재일교포들은 그 속에서 끊임없이 행복을 찾았고 지금의 세상 또한 변했고 사람들의 인식이나 상황 또한 많이 좋아졌다. 이 소설은 한 국민으로서 조국에 소속되어 있는 소속감이나 정체성 없이 역사의 흐름 속에서 행복을 시대에 빼앗기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들의 삶을 포기 하지 않고 어떻게든 견디고 애썼던 모습을 떠올리니 답답한 마음까지 생겼다. 당시 일본에서 태어나서 자랐던 자이니치들은 3세대, 4세대들은 일본인처럼 살아가고 있지만 아직도 일본에서는 한국인으로 불리고 한국에서는 일본인이라 불린다. 이런 고통스러운 근대사를 극복했던 것도 어쩌면 그들의 자녀를 책임져야 하는 의무감과 사랑이 있었기에 극복 가능하지 않았을까? 그러나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는 방법을 굳이 꼽으라면 교육이 아닐까 싶다. 우리를 망쳐놓은 역사에 맞설 수 있는 힘은 교육을 통해 그들의 역사이자 우리의 역사를 잊지 말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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